창립자의 말씀

NS 138 성체 안에서 자신을 비우신 예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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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 138
성체 안에서 자신을 비우신 예수님.
피정할 때 떠올랐던 아름다운 생각을 다시 보았습니다. 인성 안에서 자신을 비우시고 십자가에서 인성을 비우셨으며 다시 성체 안에서 모든 것을 비우신 말씀께서는 이 땅과 하늘을, 그리고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통로이십니다. 여기에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분의 자기 소멸의 신비가 있습니다. 예수님께 사랑의 신비에 나를 의탁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거룩하고 순수한 제병, 나는 그것이 되고 싶습니다! (1884년 1월 19일)

1882년 10월에 프란치스칸이 된 마리 드 라 빠시옹은 1884년 1월의 이 묵상에서 자신이 얼마나 프란치스칸적인 지를 보여주고 있다. 육화와 파스카의 신비에서 예수님의 자기비움을 묵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프란치스코는 이 자기비움의 신비를 성체에까지 연장하여 인식하였다(권고 1). 성체는 그러므로 육화와 파스카 신비의 연장이자, 우리 한 가운데에 보이는 형태로 현존하시는 육화와 파스카 신비의 보이는 기념이다. 여기서 마리 드 라 빠시옹의 성체 인식 또한 이러한 프란치스칸 신학의 노선에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성체는 그러므로, 그 자체로 육화와 파스카의 궁극적 역할인 인류 구원과 하느님 나라의 도래를 가져오는, “본회 안의 위대한 선교사”이신 것이다. 이것이 하늘과 땅을 이어준다는 의미이다.

예수님의 자기 비움, 이 사랑의 신비에 나를 의탁하면 할수록 나는 거룩하고 순수한 제병이 된다. 이것이 자기 비움의 신비이다. 예수님이 자신을 비우시고, 하느님께서 영광에로 올리셨듯, 이 사랑의 신비에 나를 의탁하고 일치하면 할수록 이 사랑의 신비로 인해 나는 하느님과 같은 모습으로 변모될 것이다. 우리가 성덕에로 나아간다는 뜻은 어떤 덕행을 닦아서 획득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생활의 모든 것을 예수님의 자기 비움에 일치하고 의탁함으로써 성령께서 나를 변모시키도록 허용한다는 의미임을 마리 드 라 빠시옹의 오늘 기도는 밝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