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자의 말씀

NS 120 나의 레나, 나는 네 안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러 로마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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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NS 120
베드로가 로마 근처에서 예수님을 만났던 장면이 묵상 주제로 떠올랐습니다.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다시 십자가에 못 박히기 위하여 로마로 간다.”라는 말씀 말입니다. 그러자 “교황님을 대신하여 십자가에 못 박히기를 원하느냐?” 하셨던 예수님의 그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이 요청과 나의 수락 때문에 베드로에게 하신 이 말씀을 나 또한 듣게 된 것 같습니다.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나의 레나(엘렌, Helen의 애칭), 나는 네 안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러 로마로 간다.”
잘못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여기서 못 박히는 것을 보면서 하늘은 두 배의 기쁨과 두 배의 영광을 누리실 것 같습니다. 내 결심은 영혼들과 그들의 목자이신 교황님을 위하여 고통스러운 내 십자가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1883년 11월 13일)

기도주제로 베드로의 일화가 생각이 났는데,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니라 ‘떠올랐다’고 표현한다. 이 묵상 동안 마리 드 라 빠시옹은 1861년 글라라회에서의 부르심 사건을 기억하고, 거기에 비추어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의 의미를 읽어낸다. 로마에서 십자가에 못 박히는 것은 교회와 교황을 위한 제물이 되라는 예수님의 부르심과, 그 부르심을 받아들인 자신의 수락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의 이 상황이 자신에게는 고통스러운 십자가이지만 하늘에는 기쁨과 영광이 될 것임을 확신하며 그것을 받아들일 것을 결심한다.
마리 드 라 빠시옹에게 로마는 그래서 의미가 있다. 로마에서 그는 제물로 바치는 자신의 성소를 실현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