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자의 말씀

NS 133 지혜의 사명은 사랑의 진리를 드러내는 것

작성자 수녀회 조회조회 4,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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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 133
내가 짊어진 십자가도, 주어진 십자가도 사랑이란 것을 굳게 믿습니다.
십자가에 대한 사랑과 똑같은 의미인 자기 숭배의 파괴에 대해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그럼으로써 하느님의 것을 하느님께 돌려드리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사명, 지혜의 사명은 사랑의 진리를 드러내는 것 외에 다른 것이 아닙니다. 자아의 인간적 숭배라는 입장에서 보면 십자가는 바보스러움의 극치이지만, 하느님 즉 사랑의 입장에서 보면 지혜로움의 극치라는 진리 말입니다. 이 지혜가 복자 앙리 수소에게 나타났으며, 복자께서는 틀림없이 이 지혜로부터 참된 앎과 십자가의 신비를 끌어냈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삼위일체 안에서 찬란하게 빛나는 이 모든 것을, 십자가 안에 있는 말씀의 지혜를 보았습니다. 신부님, 하느님께서 아주 뚜렷하게 나를 위해 선택하신 이 십자가에 내가 합당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내가 사랑이신 분께 빚진 이 이름, 예수의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의 제물인 마리아라는 이름에 합당하게 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신부님께 약속합니다. 사랑하는 영혼에게 십자가가 부족할 수 없음을 분명히 보았다는 것을 더 써야 하는데, 깜빡 잊어버렸습니다. 사랑이 증오에, 참된 예배가 우상숭배에 맞서며 십자가 안에서 지혜가 거짓이나 어리석음이나 교만에 승리한다는 사실 자체로 인해 지옥은 더 힘든 십자가를 보내어 그 영혼을 없애버리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내게는 이 모든 것이 아주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1884년 1월 16일)

- 십자가란 말이 10번이나 나온다. 자발적으로 선택한 십자가든 주어진 십자가든 십자가의 동기는 사랑이다.
  이 십자가는 자신을 우상처럼 숭배하는 경향을 없애는 것이며, 그럼으로써 하느님이 마땅하게 차지하셔야 할 자리를 돌려드리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중심적 경향을 없애고, 하느님을 중심에 두는 것은 십자가를 통한 말씀, 지혜의 업적인 동시에 사랑이 진리를 드러낸 행위이다. 십자가는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바보스러운 일이요, 하느님의 눈으로 보면 지혜의 극치이다. 이 십자가의 신비는 삼위일체 안에서, 곧 삼위일체의 사랑으로만 이해할 수 있다. 또 십자가 안에서 사랑이 증오를, 참된 예배가 우상숭배를, 지혜가 거짓이나 바보스러움, 교만을 이긴다. 이러한 십자가의 지혜가 마리 드 라 빠시옹에게는 퍽이나 아름다워서 감탄하게 된다. 여기에서 제물자 성소의 또 다른 측면이 보인다. 즉 사랑과 참된 예배, 십자가의 지혜 등은 필연적으로 증오와 거짓, 어리석음 등과 맞서게 된다. 이로 인한 반대와 고통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지혜를 선택하는 것이 제물자 성소이다.

- 하느님이 내려주신 자신의 이름, 예수의, 그리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의 제물인 마리아라는 이름의 그 깊은 의미를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다시 한번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 삶의 중요한 고비마다 자신이 받은 성소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하고 있는 마리 드 라 빠시옹의 자세를 주의깊게 바라보자.

- 십자가야말로 참된 지혜임을 관상한 마리 드 라 빠시옹은 십자가에 못 박힌 현재 상황에서 자기 성소의 의미, 즉 주어지거나 자발적으로 짊어진 십자가를 사랑으로 받아들임으로써 하느님께 하느님의 자리를 되돌려 드리는, 즉 하느님 나라 건설에 협력한다는 제물의 성소에 충실하려고 한다.

- 헨리쿠스 수소(Henricus Suso) :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의 뛰어난 제자로, 독일 슈바벤 출신이다. 13세 때에 도미니코회에 입회하여 신비 생활과 신적 사랑을 통해 강한 영적 변화를 체험하고는, 18세에 '영원한 지혜와 영적 결혼'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콘스탄츠에서 공부를 마친 후 쾰른의 에크하르트의 학교에서 대학 공부를 하였다. 공부를 마치고 콘스탄츠로 돌아온 그는 학생들을 가르쳤고, 놀라운 현시를 보았으며, 예수 성명을 특히 공경하고, 천주의 모친께 남다른 신심을 지녔기 때문에 ‘신비가’란 소리를 들으며 생활하였다. 매우 아름다운 신심서적을 저술하였는데, “영원한 지혜에 관한 소책자”가 가장 유명하다. 이 책은 "준주성범"과 함께 여러 세기에 걸쳐서 인기를 누린 수소의 문학적, 신비적 걸작이다. 1831년 교황 그레고리우스 16세가 시복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