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자의 말씀

NS 98 기도 중에 느낀 사랑의 갈망이 내 숨이 졸리는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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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 98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
신부님, 신부님께서 잘 이해하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번 주간 내내 기도 중에 내 영혼을 가득 채운 사랑에 대한 갈망이 얼마나 컸던지요!
이 사랑의 보화께서 내 목을 조르는 듯하여 하늘을 향해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당신과 이웃을 향한 사랑을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그때 주님께서는 본회의 외적인 사업들이 제 주위에 있는 열사람이 할 수 있는 일로 축소되더라도 내 성소는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며, 나는 여전히 본회를 지켜나가야 함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분께 다시 여쭈었습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본회를 원하십니까?”
만일 본회가 사라지게 될 지라도 내가 내 성소를 벗어나는 일은 없으리라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확신시키기 위하여, 십자가 위에 계신 예수님의 영상이 보였습니다. 이 거룩하신 신적 제물께서는 죽음의 자기비움을 통하여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습니다. “너의 의탁도 여기에까지 가야할 것이다. 네가 불평을 털어놓을 거룩한 부인들도, 어머니도, 제자들도 없다 하더라도, 하늘에 계신 네 아버지를 대표하는 모든 이들이 모두 숨어버릴 지라도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너의 애덕은 한계가 없어야 할 것이다. 영혼들과 나의 영광, 그리고 나의 사랑을 위한 제물인 너는 그 정도에까지 이르러야 할 것이다.... ”
내 결심은 사랑의 활동이신 하느님의 거룩하신 뜻에 항상 점점 더 나를 넘겨드리는 것이었습니다.    (1883년 8월 11일)

이 기도는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마리 드 라 빠시옹은 사랑에 대한 갈망으로 숨이 막힐듯 되어서 하느님께
1) 하느님과 이웃을 위한 사랑을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는지(모든 외적 활동이 불가능한 이 상황에서),
2) 하느님께서 본회를 원하시는지 묻는다.
하느님께서는 외적인 상황 때문에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하더라도 하느님께서 마리 드 라 빠시옹에게 주신 성소, 즉 사랑으로 자신을 봉헌하며 교회를 위하여 기도하는 이 본질적인 성소만큼은 없어지거나 빼앗길 수가 없을 것이며, 본회를 지켜가야 한다고 답하신다.
두 번째로, 본회를 원하시냐고 하는 질문에 하느님은 또한 마리 드 라 빠시옹의 성소는 본회가 있고 없고에 달리지 않았음을, 그보다 더 본질적으로, 예수님의 구속신비에 그 근원이 있음을 이해시켜 주신다.

이제 하느님은 마리 드 라 빠시옹에게 ‘너’의 의탁과 이탈, 즉 아무도 없이 오직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십자가를 받아들이는데 이르는 의탁을 요구하신다. 비록 외적으로는 완전히 버림받고(심지어 하느님을 대표하는 이들에게서까지도) 드러나지 않는 상태에서도 오직 예수님 구속의 신비에 일치하며 사랑을 자신을 바치라는 것이다.
이러한 대화 후에 마리 드 라 빠시옹은 하느님의 뜻과 사랑의 활동에 자신을 조금씩 더, 항상 자신을 넘겨드릴 것이라 결심한다.
“열 사람”은 당시 로마 수녀원에 머무를 수 있었던 최대한의 숫자를 말한다.

마리 드 라 빠시옹의 글에서 ‘넘겨드리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제물자 성소와 연관시켜 생각해야 한다. 1978년 만들어진 새회헌에서 제물자라는 말이 빠졌다면 그것을 대치한 말이 넘겨드리다, 맡겨드리다는 단어이다.
  그러므로 이 기도는 제물자에 관한 기도이다.
여기서 나오는 제물자는 온전한 의탁을 행하는 이이다. 모든 것을 다 빼앗기더라도, 즉 외적인 일, 본회, 거룩한 여인들, 어머니, 심지어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를 대표하는 이들까지 다 빼앗겼다 느껴지더라도 이 박탈을 받아들이며 아무 제한도 두지 않고 하느님과 이웃을 더욱 더 사랑하면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님과 일치하는 것이 완전한 의탁이자, 제물자의 삶이다. “가난한 자의 슬기”에서 하느님의 뜻이라 여겼던 수도회가 점점 이상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며 번민하던 성프란치스코가 인간은 다름아닌, 스스로 하느님의 작품, 업적이 되어야 함을 깨닫고 하느님이 계신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고백하는 상태를 상기시키는 의탁과 이탈의 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