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 54 예수님은 내 목마름을 아시고, 내게 마실 것을 주기를 원하십니다.
본문
NS 54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그 속에서부터 생수의 강들이 흘러나올 것이다.’ ” “이는 당신을 믿는 이들이 받게 될 성령을 가리켜 하신 말씀이다(요한 7, 37 - 38).”
이 기도 중에 얼마나 예수님 안에 깊이 잠겨 있었던지 예수님께 목이 타고, 그분에게서 마시고 싶었습니다. 그분께서는 내게
아주 부드럽게 말씀하셨습니다. 적어도 그러하셨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은 내 목마름을 아시고, 내게 마실 것을 주기를 원하십니다.
그분을 믿는 이들은 (프란치스칸) 꼬르드(corde: 띠, 현)를 이해한 사람들입니다. 이 꼬르드는 믿는 이들의 머리에서만
아니라 그들의 삶에서도 울려야 합니다. 그들이 삶에서 울려내는 그만큼, 꼬르드(하느님, 예수님, 복음)는 우리 안에서 울려 퍼질
것이며, 우리는 생수를 마실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서 그 생수가 흘러나갈 것입니다. 우리 때문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신
성령으로 인해서 말입니다. (1883년 3월 12일)
요한 7,37-38
예수님은 예수님께 목마르고 예수님을 믿는 이들에게 있어 생수의 원천이다. 성경의 말씀 또한 생명의 샘이다. 이는 생수와
같이 생명에 꼭 필요한 하늘에서부터의 선물을 가리킨다. 특히 자카리아 14,8에 나오는 예루살렘에서 솟아나 반은 동으로, 반은
서로 흘러내리는 생수, 즉 천국의 풍요로움을 보장하는 그 생수와 예수님의 이 언급을 연결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까지 마리 드 라 빠시옹의 기도는 아주 친밀한 대화 속에 진행된다. 마리 드 라 빠시옹은 예수님께 푹 잠겨서 그분을
목말라 하며, 그분에게서 생수를 마시기를 청한다. 예수님은 창립자에게 말을 건네시고, 창립자의 목마름을 알고 계시며, 창립자에게
마실 것을 주기를 원하신다. 아주 생생하게 예수님의 현존 앞에서 대화하고, 듣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여기서 믿는다는 의미는 프란치스칸 정신이라 이해할 수 있는 코르드에 사로잡힌다는 말이다. 그것도 머리만이 아니라 자기
삶에서 실행에 옮기는 방식으로. 이 프란치스칸 정신을 이해하고, 그것을 실천하면 할수록 코르드, 즉 하느님, 예수님, 복음이 우리
안에 사시며, 우리 영혼 안에서 생수가 흘러나온다. 그런데 그것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의 활동이시다. 즉
믿는 이들,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 안에 성령을 간직하고, 성령에 따라 사는 삶이다. 전체 기도에서 하느님, 예수님, 성령 등을
줄쳐 보면 마리 드 라 빠시옹의 기도가 얼마나 하느님께 집중되어 있는지 볼 수 있다. 여기서 ‘나’가 나타나는 것은 거의
예수님과의 관계에서만이고, 나머지는 모두 하느님에 관한 부분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서 해방될 때만, 비로소 참된 하느님을
찾게 될 것입니다. 그게 ‘나’인한 그건 ‘그분’이 아닙니다. 그게 ‘그분’이실 때, 그때는 정말 그분께서 거기에
계십니다.”(모리스 젱델, <나날의 삶을 하느님과 함께> 3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