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 76 마리아의 제병이 되는 성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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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S 76
약간 떠밀려서, 딸들에게 주었던 묵상 주제를 나도 택했습니다. 마리아의 제병이 되는 것, 그것은 예수님과 함께 고통을 받고 예수님과 함께 자신을 낮추는 것이며 예수님의 동반자가 되는 것입니다.
딸들에게 말하면서 이미 관상했던 것을 또 다시 보았는데, 그것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축성되기 전의 제병은 그냥
제병입니다. 이 제병은 밖으로 보기에는 축성된 제병과 비슷합니다만 실제로는 아무 가치도 없지요. 이 제병은 예수님의 희생제사를
통하여 축성되어야 합니다. 그럴 때 제병은 값을 매길 수 없이 소중한 것이 되지요.
마리아의 전교자 역시 똑같습니다. 이름으로도, 수도복으로도 새하얀 이들은 그 성소로 인해 제병입니다만 허망한 제병에 머물
수가 있습니다. 마리아의 참된 제병이 되려면 희생을 거쳐야 하며 거룩하신 구세주의 희생과 일치해야 합니다. 신부님, 마리아의
전교자의 제병이 되는 이 성소의 찬란함 앞에서 내 가련한 본성이 나와 내 딸들을 생각하며 부르르 떨렸다고 말씀드릴 필요가
있겠습니까! (1883년 5월 26일)
- “약간 떠밀리어”라는 말이 이 묵상 주제가 자신의 뜻이 아니라 성령에 이끌린 것임을 드러낸다. “딸들에게 말하면서”
관상했다는 말은 자매들에게 묵상 준비를 시키면서 관상의 희열을 경험했다는 말이고, 그것이 자신의 묵상 시간에 다시 떠올랐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마리아의 제병이 되는 우리의 성소에 관한 것이다.
-마리아의 제병이 된다는 의미는 예수님과 함께 고통을 받고, 자신을 낮추는 것, 즉 모든 상황에서 예수님의 동반자가 된다는
것이다. 동반자로 옆을 지킨다(tenir compagnie)는 것은 왕이나 공주 증의 신분이 높은 사람과 늘 함께 있으면서 대화
상태나 친구가 되는 사람을 말한다. 그와 같이 늘 예수님과 함께 지내는 것이 마리아의 제병이 되기 위한 가장 핵심 요소이다.
- 마리 드 라 빠시옹은 제물자의 성소에 대해 말하면서 제물이라는 단어보다는 제병이라는 단어를 더 자주 사용하였다. 그것은
자신을 바치는 희생과 봉헌이 예수님의 희생, 봉헌과 일치할 때 일어나는 변모의 차원을 제병이라는 말이 더 잘 표현해준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제병이 그 자체로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마리아의 전교자가 하는 희생, 자기 낮춤 등, 그 어떤 행위도
인간적으로는 허망할 따름이다. 그러나 그들의 희생과 봉헌이 예수님의 희생, 봉헌과 일치될 때 그것은 전혀 다른 차원, 즉 예수님의
몸으로 변모되어 세상 구원을 위한 양식이 됨을 관상한다. 이것이 fmm이 자신의 성소를 완성하기 위하여 무엇보다 먼저 “예수님과
함께” 있어야 할 필요를 말해준다.
- 마리아의 제병, 마리아의 참된 제병, 마리아의 전교자의 제병 .... 이 성소의 찬란함을 다시 발견하고는 전율하는
마리 드 라 빠시옹이다. 그러니 “아! 여러분이 하느님의 선물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하고 안타깝게 외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