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자의 말씀

NS 131 정의는 진리의 실천이고, 그 진리는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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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NS 131
(의인 성요셉에 대하여)
정의도 사랑이란 말과 같이 얼마나 많이 오용되어 왔던지요! 우리는 정의를 특히 벌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의는 진리의 실천이고, 그 진리는 사랑이라고 봅니다. 그러므로 의로우신 요셉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고, 그 사랑을 아주 사려 깊게 실천하신 분입니다. 즉 성요셉께서는 모든 사람에 대하여 온갖 덕행을 실천하실 수 있는 완벽한 신중함을 지니고 계셨습니다. (1884년 1월 3일)

율법적인 하느님, 선을 상을 주고, 악은 벌을 주는 그런 하느님 상에 의거할 때, 정의는 주로 벌과 관계있다고 의식된다. 실제로 당시에 발현한 로레토의 성모님은 세상의 죄악에 분노하시어 벌을 주려고 팔을 치켜올리신 하느님을 말리고 있는 분으로 발현하셨다. 프랑스 혁명과 이어진 유럽의 전쟁으로 인하여 교회가 파괴되고, 성직자가 학살되었으며, 무고한 인명이 살해되는 것을 목격한 당시 유럽은, 특히 프랑스 사회는 공통 죄책감이 지배하고 있었다.(유명한 몽마르트 언덕의 예수성심성당도 죄를 보속하려는 일련의 움직임에서 이 시기에 지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하느님의 정의를 즉각적으로 벌과 관련시켜 생각하는 것은 이해할만 하다. 이러한 하느님 관이 신자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다.

그러나 성서에서 나타난 “정의”의 의미를 살펴보자. 인간 편에서의 정의는 하느님 뜻에 대한 철저하고도 새로운 충실성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정의는 하느님 뜻에 부합하는 삶이다. 하느님 편에서의 정의는 하느님의 충실성과 자비이다(요한 17, 25). 복음에서 하느님의 의로움은 그러므로 어떤 것에 대한 보상이 아니라 은총으로 당신 약속을 완수하시는 하느님의 구원적 정의이다(로마 1, 17). 그러므로 정의는 죄를 저지른 인간에게 은총을 베푸심으로써 실현된다. 죄인을 의롭게 하시는 하느님의 이 거저주시는 은총은 인간 안에 새로운 생명, 성령의 삶을 새로 세우신다(로마 8, 2) - TOB 참조.

여기서 마리 드 라 빠시옹은 당시 신학의 한계를 벗어나 성서적 의미의 정의를 통찰하고 있다. 그에게 요셉이 의롭다 하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인정과 상관없이 오직 하느님의 시선만을 생각해서 신중하고도 지혜롭게 실천한다는 의미이다. 하느님의 율법은 결국 사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