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재의 수요일
본문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해마다 우리는 믿음과 희망 안에서 거룩한 사순 여정의 순례를 머리에 재를 얹는 참회 예식으로 시작합니다.
희년의 은총을 함께 나누는 이번 사순 시기에, 저는 희망 안에서 함께 길을 걸어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하여, 그리고 하느님께서 개인이든 공동체든 우리 모두에게 자비로이 말씀하시는 회심으로의 부르심에 대한 몇 가지 성찰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희년의 표어인 ‘희망의 순례자’는, 탈출기에서 이야기하듯 약속의 땅으로 향하는 이스라엘 민족의 기나긴 여정을 떠올리게 합니다.
두 번째는, 함께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교회는 함께 걸어가도록, 시노드 교회가 되도록 부름받았습니다.
세 번째로, 희망 안에서 함께 길을 걸어갑시다. 우리에게 약속이 주어졌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로마 5,5 참조)라는 희년의 중심 말씀이5) 부활의 승리를 향하여 나아가는 우리 사순 여정의 초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매 형제 여러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의 사랑 덕분에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 희망 안에서 보호받고 있습니다(로마 5,5 참조). 희망은 “영혼의 닻과 같아, 안전하고 견고”8)합니다. 희망은 교회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도록”(1티모 2,4) 기도하면서 신랑이신 그리스도와 천상 영광 안에서 하나가 될 날을 고대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아빌라의 데레사 성녀는 이렇게 기도하였습니다. “희망하라. 희망하라. 너는 그 날과 그 시간을 알지 못한다. 조심스럽게 깨어 있어라. 비록 너의 초조함이 확실한 것을 의심스럽게 만들고, 아주 짧은 시간을 길게 여기게 하더라도 모든 것은 빠르게 지나간다”(「하느님을 향한 영혼의 외침」, 15,3).9)
-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2025년 사순 시기 담화
희망 안에서 함께 길을 걸어갑시다 중에서-